10화. 수련 1
7개의 검 (The Seven Swords)
10화. <수련 1>
마이샤는 심각한 문제에 도달했다. 분명히 강해질거라면서 뛰쳐나오기는 나왔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조차 아
직 생각해 두지 않았던 것이다. 스스로 뛰쳐 나오기는 했는데 아직 어디로 가야할지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
이다.
수련을 가기 제일로 좋은 곳이라면 뭐니뭐니해도 안전하면서도 근처가 수련하기에 딱 알맞은 곳인데 그런곳
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몬스터가 건들지 않아도 덤비지 않는다면 그런곳이 존재할지도 모르나 몬스터
가 그렇게 멍청한 것만은 아니었다. 인간이 덤비지 않아도 생존의 위헙을 느끼고는 스스로 덤비는 것이었다.
그러하기에 그런 안전하면서도 수련하기 좋은 곳은 없는 것이었다. 안전하다고 하면 수련할 만한 곳이 되지
못하고, 수련할만 하다 싶으면 여기저기서 몬스터가 나타나고......
결국 마이샤는 약간 위험하다 싶으면서도 수련이 잘되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안전한 곳은 그렇게 수련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단시간에 강해지기 위해 그는 죽음의 숲을 수련장소로 골랐다.
죽음의 숲은 네갈 마을의 서쪽에 위치한 엄청나게 큰 숲이었다. 인간의 손이 옛부터 미치지 않았기때문에 나
무는 엄청나게 컸고 가지는 울창하게 퍼져있어서 한낮이라도 횃불을 들고 들어가야만 하는 곳이었다. 게다가
그곳은 이상한 힘이 있는 곳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곳을 성지라고 불렀다. 성지는 죽음의 숲 정중앙에 위치
했는데 원래 이 죽음의 숲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성지의 이상한 힘때문에 점점 성지를 중심으로 하여 숲
이 커져나갔고 결국에는 몬스터들의 집합장소가 되어버렸다. 몬스터들은 서로 이 이상한 힘을 차지하기 위해
성지 안으로 들어섰다가 모두 다 죽어버리곤 했다. 그래서 그들은 성지 안으로 들어가는 그들의 용사(?)가 나
타나기 바라며 그 주위에 모여 살고 있었다.
이 성지 주변에 있는 몬스터들은 약간 습성이 달랐다. 고블린이건 오거이건 한데 모여서 같이 생활하는 것이
었다. 마치 인간처럼......
숲속은 몬스터 천지...... 숲 밖은 사막이라고 부를정도의 황량한 벌판...... 이러한 조건으로 사람들이 죽으러 아
니면 들어가지 않는 곳이 바로 죽음의 숲이었다.
마이샤는 죽으러는 아니지만 단시간에 강해지기 위해서 이런 위험한 길을 택했다. 그는 결정을 내린 후 걸음
을 옮기기 시작했다.
터벅터벅
황량한 들판을 한 사내가 걷고 있다. 그의 머리는 원래 노랬는지 아니면 다른 색이었는지 먼지가 머리에 엉
겨붙어 마치 노란머리처럼 보였다.
퀭하게 되어버린 눈이며 쑥 들어가버린 볼이며 힘없이 늘어진 팔이 마치 좀비같은 인상을 강하게 안겨주었
다.
이 사내는 마이샤였다.
마이샤는 나갈때 식량생각을 하지 못하고 나갔기에 벌써 이틀째 굶고 있었다. 마이샤에게 엄마가 있었으면
이렇게 굶지는 않았을터인데 가이샤가 생각이 아주 짧아 식량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마이샤는 걸어가면서 구하면 되겠지하는 생각을 가지고 떠났으나 그는 길을 잘못잡았던 것이다.
하지만 물은 부족하지 않았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샘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샘은 좀 이상했다. 샘이
있으면 그 주위에 풀이며 나무며 식물이 많이 있어야 할 텐데 식물은 커녕 노란 모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아무런 식량도 구하지 못하고 쫄쫄 굶고 있었던 것이다.
'이대로, 이대로 내가 죽는걸까?'
아직 나이가 어린 마이샤였기에 이틀을 굶자 눈앞에 막 헛것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마치 죽는 듯한 기분
이 들었다.
'아냐! 난 아직 절대로 죽을 수 없어! 난 아직 절대로......'
그는 말과는 달리 쓰러지고 말았다. 뱃속에서는 지쳤는지 이제는 꼬르륵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갑자기 자신
과 친했던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라이샤, 가이샤, 나이라세, 주그 아저씨, 타이가스 아저씨, 민
트......
민트의 얼굴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그는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는 힘으로 벌떡 일어났다.
'아직, 아직 절대로 죽을 순 없다! 나 마이샤는 그렇게 나약한 존재가 아니다! 미, 민트를 위해서라도(이 부분
에서 마이샤의 얼굴이 빠알개졌다) 절대 쓰러져서는 안된다!'
그는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3시간쯤 걸었을까 그의 눈앞에 다시 헛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맑고 맑은 샘이 보이고 그 주위에는 이름모를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있고 동물들이 뛰어다니며 샘옆에는 천막
이 보이는 것이었다.
'나도 한계인가? 벌써 헛것이......'
샘 옆에 있던 천막이 걷히면서 천막속에서 한 소녀가 나왔다.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가......
그 소녀를 보자 마이샤는 머리를 망치로 무지막지하게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는 마지막 힘을 짜내
서 말했다.
"미, 민트......"
이렇게 말하며 그는 쓰러졌다. 그가 쓰러지는 것을 본 소녀는 그를 향해 외쳤다.
"이봐요~"
'우, 욱...... 누, 눈이......'
"거기서 자면 감기걸려요!"
'......상당하군......'
햇빛이 쨍쨍 내려쪄서 온도가 43도까지 올라간 날에 생긴 일이었다.
"우, 우윽......"
짧은 신음이 천막속에서 흘러나왔다. 천막속은 오랫동안 살아왔던 것 처럼 살림에 필요한 것은 다 있어 보였
다.
'여기가 어디......?'
마이샤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금 자신이 누워있는 곳은 동물의 가죽으로 되어있는 이불위에 동물의 가죽을
둘러쓰고 있었다. 그는 억지로 일어나려 했다. 그러자 그는 심한 복통을 느꼈다.
"우, 우윽......"
아까와 같은 신음이 다시 천막속에 울려퍼졌다.
"어머? 벌써 일어났네? 생각보단 치유가 빠르군요."
천막이 걷히면서 들어오는 소녀가 내뱉은 말이었다. 그 소녀는 생긋웃으며 들어왔다. 그 소녀는...... 민트와 똑
같은 모습이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부 민트와 모습이 같았다. 웃는 모습까지도...... 단지 머리카락의 길이가
다를뿐이었다.
민트와 너무나 같은 모습에 마이샤는 경악했다. 하지만 마이샤의 경악도 그 소녀가 들고있는 바구리를 보고
는 배고픔으로 변해버렸다. 바구리에는 몇개의 빵이 있었던 것이다.
근원을 알 수 없는 힘이 생겨 벌떡 일어나 그 소녀의 품에 있는 바구니를 빼았아 허겁지겁 빵을 먹어치웠다.
그 소녀는 아무런 제지도 하지않고 단지 웃으며 쳐다볼 뿐이었다.
어느정도 배가 채워지자 마이샤는 궁금증이 생겼다. 여긴 분명히 사람이 살지 못하는 곳인데 어떻게 이곳에
정착하며 살고 있는 것이며 또한......
어떻게 모습이 민트와 똑같을 수 있는지 말이다.
"이, 이름이 뭐지요?"
민트를 대하던 것보다 더 어려워 그는 말을 더듬고 말았다. 말을 더듬은 것이 부끄러워 얼굴또한 빨개지고
말았다.
"어머? 어디 아파요? 갑자기 왜 얼굴이 빨개지죠?"
"아, 아닙니다."
손을 휘저으며 말하는 마이샤의 얼굴은 이미 빨간 사과였다.
"전 나미, 나미 만터스라고 해요. 마법사를 꿈꾸는 어리디어린 소녀죠."
"저, 전 마이샤우샤 퍼라스라고 합니다. 다들 줄여서 마이샤라고 부르죠.
마이샤라고 불러주십시오. 저도 마법사를 꿈꾸는 소년입니다......"
"마법사요? 우리 둘다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거네요? 근데 도대체 왜 여기에 쓰러져 계신서죠? 또
마법사라면 짐속에 들어있던 검은 뭐죠? 또 어떻게 정확히 제가 보는 앞에서 쓰러질 수......"
"하나씩, 하나씩 물어봐 주십시오.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답을 다 못해드리지 않습니까?"
말을 게속 하려던 나미를 제지하며 마이샤가 황급히 말했다. 더 놔뒀다가는 아마 밤새도록 들어야 할지모른
다.
"그럼 제일로 궁금한 것이, 여기에 쓰러져서 뭐하시고 계셨던 거죠? 이렇게 더운날 죽을려고 그러고 있던건
아니겠죠?"
"제가 미친놈으로 보입니까? 길바닥에 쓰러져있게...... 제가 거기에 쓰러져 있었던 이유는 죽음의 숲으로 향하
다가......"
"죽음의 숲이요?!"
갑자기 나미가 벌떡 일어나면서 외쳤다.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약간 놀란 마이샤는 엉겁결에 말했다.
"네, 네......"
"도대체 그곳에 왜 가시는 거죠?"
초롱초롱한 그녀의 눈망울이 마이샤의 눈 앞에 멈추어 섰다. 마이샤는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이 놀라워 얼굴
이 빨개지고 말았다. 하지만 나미는 그런것은 신경도 쓰지 않고 여전히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볼 뿐
이었다.
"도대체 그곳에 왜 가시는 거죠?"
"그, 그건...... 좀 더 강해지기 위해서 입니다."
나미의 얼굴이 너무 가까워 고개를 약간 돌리며 마이샤가 말했다. 하지만 나미는 그런 그를 신경쓰지도 않고
다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그의 눈 앞에 대면서 말했다.
"도대체 왜 강해지시려는거죠?"
"그, 그건...... 나미 양 여기 얼굴 좀 치우고 이야기 하죠......"
그러자 빨리 얼굴을 치우며 나미가 말했다.
"아, 죄송해요. 제가 습관이 되서요. 근데 왜 강해지시려는 거죠? 복수? 아님 세계정복?"
정말 이 아가씨는 보기와는 달리 엄청 '단순'했다. 어떻게 세계정복이란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일까......
마이샤는 민트와는 판이하게 다른 성격에 민트가 아니란 생각이 들면서 알 수 없는 실망감에 휩싸였다. 하지
만 말을 이었다.
"제가 그곳으로 가는 것은...... 제가 이기고 싶은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기고 싶어요? 누굴요"
"자이드라의 기사 제 5부대의 대장 젠스 라티아......"
자신이 그렇게 이겨보고 싶어하던 상대의 이름을 말했다. 그렇게 이겨보고 싶은 상대의 이름을 다시 생각하
자 알 수 없는 기분이 생겨났다.
"자이드라 기사 제 5부대면...... 꽤나 명성이 높은 부대인데...... 거기다 그 부대의 대장이라면...... 분명히 검술
이 뛰어나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자랑한다고 하던데...... 맞나요?"
"다른건 몰라도 검술과 카리스마가 있는 것은 확실하던데요. 한순간에 갑자기 눈빛과 성격이 바뀌어지더군
요."
"갑자기......요?"
"네, 어느 한순간 갑자기 눈색이 달라지고 태도가 완전히 변하더군요. 그런데...... 나미 씨는 나이가 몇인지
요?"
마이샤가 그렇게 말하자 나미는 두번째 손가락을 들어 까닥까닥 흔들며 표정은 어린 아들을 나무라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미 씨라뇨, 그냥 나미 양이라고 불러줘요. 그리고 제 나이는...... 마이샤 씨는 나이가 얼마죠?"
"제 나이 말입니까......? 이제 17세 입니다."
"17세라...... 한창 젊은 때 나이군요......"
마이샤는 적잖이 당황했다. 지금 겉으로 보이는 나미의 나이는 자신과 비슷해보이는데 한창 젊은 나이라
니......
그가 당황하는 얼굴을 보고도 나미는 예전의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 나이는...... 정확하게 열다섯하고도 삼백일흔육만칠전구백팔십일이지 아마?"
나미의 말이 끝나자마자 마이샤의 눈은 엄청나게 확장되어갔다.
"삼백일흔...... 뭐라구요?"
마이샤의 놀라워 하는 말에 나미는 웃으며 말했다.
"호호, 제가 그렇게 할머니처럼 보여요? 전 17이에요."
나미의 말이 끝나자 마이샤의 확장된 눈이 다시 처음의 눈으로 돌아갔다.
"서로 나이가 같은데, 말 놓고 지내죠."
"그, 그러지요."
"그러지요가 아니라 그래!"
"그, 그래......"
단호하게 나미가 끊어 버리자 어쩔 수 없이 그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죽음의 숲에 가실거라면 저랑 같이 가지요."
"네?"
"네?가 아니라 뭐?야!"
마이샤가 이때까지 보아온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아주 남자같이 호쾌한 성격을 지닌 여자였다. 처음보는 부
류의 여자여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몰라 마이샤는 약간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계속 이야기를 하다보니 남
자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어 친해지기가 아주 쉬웠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약간 심각한 문제에 부딪쳤는데 그건
나미가 죽자사자 자신을 따라가겠다는 것이다. 자신이 가려는 곳은 아주 위험해서 여자를 데리고 갈 수 있는
그런곳이 아니었기에 상당히 망설여지는 부분이었다. 결국 그녀의 남자같은 성격에 마이샤는 무릎을 꿇었고
나미와 마이샤는 같이 다니기로 했다.
하지만 마이샤에게는 한 가지 큰 걱정이 하나 남아있었다. 바로 짐이었다.
그녀가 가지고 다니더란 거면서 꺼낸것은 다름아닌 유목민족의 생활에 쓰이는 물품. 즉, 천막과 갖가지 살림도
구를 모두 다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이 둘은 한참동안 이 문제를 가지고 싸웠으나 결국 다 가져가기로 했다.
짐은 당연히 마이샤가 들어야했다. 앞으로 마이샤의 생활이 걱정될 뿐이다.
"으휴~ 아버지는 왜 그리 이상한지."
라이샤는 걸어가면서도 입은 항상 투덜투덜 거리며 가고 있었다. 그가 끊임없이 말을 해대는 것을 보자 그것
을 본 다른사람들은 그의 근처에 접근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투덜투덜 거리며 지금 걷는 방향은 바로 죽음의 숲 방향. 하지만 그는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이것이 가이샤가 걱정했던 일이었다. 라이샤는 상당한 방향치였다. 그냥 보통 방향치가 아니라 워낙 눈치도
없고 방향감각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서 마을밖으로 벗어나려고하면 꼭 누구를 붙여다녀야 했다. 예전에는 붙
어다니는 역활에 마이샤가 쓰였는데 마이샤는 이미 가버리고 없어서 다른 방법이 없었다. 자신이 알아서 가는
수밖에 없었는데 라이샤가 책을 읽은 기억이 거의 없어서 마을안이 아니면 다른 어떠한 곳에대해 아는 것이없
었다. 그저 정처없이 걸어갈 뿐......
"잉? 여긴 또 어디지?"
끝이 날 것 같지 않던 그 투덜거림이드디어 끝이 났다. 그는 주위를 한번 쓱 둘러보았다. 근처에는 나무같은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 완전한 사막이었다. 하지만 라이샤는 '사막'이라는 단어의 뜻도 몰랐고 이런 곳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것이라서 적잖이 당황했다.
"여, 여긴 어디야!"
그는 크게 외치며 주위를 다시금 돌아보았지만 주위에는 대답해 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라이샤는 울것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여, 여긴 어디냔 말이야...... 이......씨 돌아갈래!"
그는 이렇게 말하며 휙 한바퀴돌아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라이샤는 결국 다시 한바퀴 돌았었다. 즉, 아까와 같은 방향으로 계속해서 걸어가고 있다는 말이된다. 하지만
라이샤는 이런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아까 걸어올때 부터 계속해서 투덜거리느라 옆의 풍경같은
것은 신경도 쓰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가다가 보이는 모든 풍경이 생소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그가 어떤 방향을 향해 걷는 것은 아니고 자기 마음대로 이리저리 가고 있었지만 그 방향은 어느덧 죽음의
숲을 향해있었다.
10화. <수련 1>
마이샤는 심각한 문제에 도달했다. 분명히 강해질거라면서 뛰쳐나오기는 나왔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조차 아
직 생각해 두지 않았던 것이다. 스스로 뛰쳐 나오기는 했는데 아직 어디로 가야할지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
이다.
수련을 가기 제일로 좋은 곳이라면 뭐니뭐니해도 안전하면서도 근처가 수련하기에 딱 알맞은 곳인데 그런곳
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몬스터가 건들지 않아도 덤비지 않는다면 그런곳이 존재할지도 모르나 몬스터
가 그렇게 멍청한 것만은 아니었다. 인간이 덤비지 않아도 생존의 위헙을 느끼고는 스스로 덤비는 것이었다.
그러하기에 그런 안전하면서도 수련하기 좋은 곳은 없는 것이었다. 안전하다고 하면 수련할 만한 곳이 되지
못하고, 수련할만 하다 싶으면 여기저기서 몬스터가 나타나고......
결국 마이샤는 약간 위험하다 싶으면서도 수련이 잘되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안전한 곳은 그렇게 수련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단시간에 강해지기 위해 그는 죽음의 숲을 수련장소로 골랐다.
죽음의 숲은 네갈 마을의 서쪽에 위치한 엄청나게 큰 숲이었다. 인간의 손이 옛부터 미치지 않았기때문에 나
무는 엄청나게 컸고 가지는 울창하게 퍼져있어서 한낮이라도 횃불을 들고 들어가야만 하는 곳이었다. 게다가
그곳은 이상한 힘이 있는 곳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곳을 성지라고 불렀다. 성지는 죽음의 숲 정중앙에 위치
했는데 원래 이 죽음의 숲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성지의 이상한 힘때문에 점점 성지를 중심으로 하여 숲
이 커져나갔고 결국에는 몬스터들의 집합장소가 되어버렸다. 몬스터들은 서로 이 이상한 힘을 차지하기 위해
성지 안으로 들어섰다가 모두 다 죽어버리곤 했다. 그래서 그들은 성지 안으로 들어가는 그들의 용사(?)가 나
타나기 바라며 그 주위에 모여 살고 있었다.
이 성지 주변에 있는 몬스터들은 약간 습성이 달랐다. 고블린이건 오거이건 한데 모여서 같이 생활하는 것이
었다. 마치 인간처럼......
숲속은 몬스터 천지...... 숲 밖은 사막이라고 부를정도의 황량한 벌판...... 이러한 조건으로 사람들이 죽으러 아
니면 들어가지 않는 곳이 바로 죽음의 숲이었다.
마이샤는 죽으러는 아니지만 단시간에 강해지기 위해서 이런 위험한 길을 택했다. 그는 결정을 내린 후 걸음
을 옮기기 시작했다.
터벅터벅
황량한 들판을 한 사내가 걷고 있다. 그의 머리는 원래 노랬는지 아니면 다른 색이었는지 먼지가 머리에 엉
겨붙어 마치 노란머리처럼 보였다.
퀭하게 되어버린 눈이며 쑥 들어가버린 볼이며 힘없이 늘어진 팔이 마치 좀비같은 인상을 강하게 안겨주었
다.
이 사내는 마이샤였다.
마이샤는 나갈때 식량생각을 하지 못하고 나갔기에 벌써 이틀째 굶고 있었다. 마이샤에게 엄마가 있었으면
이렇게 굶지는 않았을터인데 가이샤가 생각이 아주 짧아 식량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마이샤는 걸어가면서 구하면 되겠지하는 생각을 가지고 떠났으나 그는 길을 잘못잡았던 것이다.
하지만 물은 부족하지 않았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샘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샘은 좀 이상했다. 샘이
있으면 그 주위에 풀이며 나무며 식물이 많이 있어야 할 텐데 식물은 커녕 노란 모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아무런 식량도 구하지 못하고 쫄쫄 굶고 있었던 것이다.
'이대로, 이대로 내가 죽는걸까?'
아직 나이가 어린 마이샤였기에 이틀을 굶자 눈앞에 막 헛것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마치 죽는 듯한 기분
이 들었다.
'아냐! 난 아직 절대로 죽을 수 없어! 난 아직 절대로......'
그는 말과는 달리 쓰러지고 말았다. 뱃속에서는 지쳤는지 이제는 꼬르륵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갑자기 자신
과 친했던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라이샤, 가이샤, 나이라세, 주그 아저씨, 타이가스 아저씨, 민
트......
민트의 얼굴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그는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는 힘으로 벌떡 일어났다.
'아직, 아직 절대로 죽을 순 없다! 나 마이샤는 그렇게 나약한 존재가 아니다! 미, 민트를 위해서라도(이 부분
에서 마이샤의 얼굴이 빠알개졌다) 절대 쓰러져서는 안된다!'
그는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3시간쯤 걸었을까 그의 눈앞에 다시 헛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맑고 맑은 샘이 보이고 그 주위에는 이름모를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있고 동물들이 뛰어다니며 샘옆에는 천막
이 보이는 것이었다.
'나도 한계인가? 벌써 헛것이......'
샘 옆에 있던 천막이 걷히면서 천막속에서 한 소녀가 나왔다.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가......
그 소녀를 보자 마이샤는 머리를 망치로 무지막지하게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는 마지막 힘을 짜내
서 말했다.
"미, 민트......"
이렇게 말하며 그는 쓰러졌다. 그가 쓰러지는 것을 본 소녀는 그를 향해 외쳤다.
"이봐요~"
'우, 욱...... 누, 눈이......'
"거기서 자면 감기걸려요!"
'......상당하군......'
햇빛이 쨍쨍 내려쪄서 온도가 43도까지 올라간 날에 생긴 일이었다.
"우, 우윽......"
짧은 신음이 천막속에서 흘러나왔다. 천막속은 오랫동안 살아왔던 것 처럼 살림에 필요한 것은 다 있어 보였
다.
'여기가 어디......?'
마이샤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금 자신이 누워있는 곳은 동물의 가죽으로 되어있는 이불위에 동물의 가죽을
둘러쓰고 있었다. 그는 억지로 일어나려 했다. 그러자 그는 심한 복통을 느꼈다.
"우, 우윽......"
아까와 같은 신음이 다시 천막속에 울려퍼졌다.
"어머? 벌써 일어났네? 생각보단 치유가 빠르군요."
천막이 걷히면서 들어오는 소녀가 내뱉은 말이었다. 그 소녀는 생긋웃으며 들어왔다. 그 소녀는...... 민트와 똑
같은 모습이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부 민트와 모습이 같았다. 웃는 모습까지도...... 단지 머리카락의 길이가
다를뿐이었다.
민트와 너무나 같은 모습에 마이샤는 경악했다. 하지만 마이샤의 경악도 그 소녀가 들고있는 바구리를 보고
는 배고픔으로 변해버렸다. 바구리에는 몇개의 빵이 있었던 것이다.
근원을 알 수 없는 힘이 생겨 벌떡 일어나 그 소녀의 품에 있는 바구니를 빼았아 허겁지겁 빵을 먹어치웠다.
그 소녀는 아무런 제지도 하지않고 단지 웃으며 쳐다볼 뿐이었다.
어느정도 배가 채워지자 마이샤는 궁금증이 생겼다. 여긴 분명히 사람이 살지 못하는 곳인데 어떻게 이곳에
정착하며 살고 있는 것이며 또한......
어떻게 모습이 민트와 똑같을 수 있는지 말이다.
"이, 이름이 뭐지요?"
민트를 대하던 것보다 더 어려워 그는 말을 더듬고 말았다. 말을 더듬은 것이 부끄러워 얼굴또한 빨개지고
말았다.
"어머? 어디 아파요? 갑자기 왜 얼굴이 빨개지죠?"
"아, 아닙니다."
손을 휘저으며 말하는 마이샤의 얼굴은 이미 빨간 사과였다.
"전 나미, 나미 만터스라고 해요. 마법사를 꿈꾸는 어리디어린 소녀죠."
"저, 전 마이샤우샤 퍼라스라고 합니다. 다들 줄여서 마이샤라고 부르죠.
마이샤라고 불러주십시오. 저도 마법사를 꿈꾸는 소년입니다......"
"마법사요? 우리 둘다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거네요? 근데 도대체 왜 여기에 쓰러져 계신서죠? 또
마법사라면 짐속에 들어있던 검은 뭐죠? 또 어떻게 정확히 제가 보는 앞에서 쓰러질 수......"
"하나씩, 하나씩 물어봐 주십시오.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답을 다 못해드리지 않습니까?"
말을 게속 하려던 나미를 제지하며 마이샤가 황급히 말했다. 더 놔뒀다가는 아마 밤새도록 들어야 할지모른
다.
"그럼 제일로 궁금한 것이, 여기에 쓰러져서 뭐하시고 계셨던 거죠? 이렇게 더운날 죽을려고 그러고 있던건
아니겠죠?"
"제가 미친놈으로 보입니까? 길바닥에 쓰러져있게...... 제가 거기에 쓰러져 있었던 이유는 죽음의 숲으로 향하
다가......"
"죽음의 숲이요?!"
갑자기 나미가 벌떡 일어나면서 외쳤다.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약간 놀란 마이샤는 엉겁결에 말했다.
"네, 네......"
"도대체 그곳에 왜 가시는 거죠?"
초롱초롱한 그녀의 눈망울이 마이샤의 눈 앞에 멈추어 섰다. 마이샤는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이 놀라워 얼굴
이 빨개지고 말았다. 하지만 나미는 그런것은 신경도 쓰지 않고 여전히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볼 뿐
이었다.
"도대체 그곳에 왜 가시는 거죠?"
"그, 그건...... 좀 더 강해지기 위해서 입니다."
나미의 얼굴이 너무 가까워 고개를 약간 돌리며 마이샤가 말했다. 하지만 나미는 그런 그를 신경쓰지도 않고
다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그의 눈 앞에 대면서 말했다.
"도대체 왜 강해지시려는거죠?"
"그, 그건...... 나미 양 여기 얼굴 좀 치우고 이야기 하죠......"
그러자 빨리 얼굴을 치우며 나미가 말했다.
"아, 죄송해요. 제가 습관이 되서요. 근데 왜 강해지시려는 거죠? 복수? 아님 세계정복?"
정말 이 아가씨는 보기와는 달리 엄청 '단순'했다. 어떻게 세계정복이란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일까......
마이샤는 민트와는 판이하게 다른 성격에 민트가 아니란 생각이 들면서 알 수 없는 실망감에 휩싸였다. 하지
만 말을 이었다.
"제가 그곳으로 가는 것은...... 제가 이기고 싶은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기고 싶어요? 누굴요"
"자이드라의 기사 제 5부대의 대장 젠스 라티아......"
자신이 그렇게 이겨보고 싶어하던 상대의 이름을 말했다. 그렇게 이겨보고 싶은 상대의 이름을 다시 생각하
자 알 수 없는 기분이 생겨났다.
"자이드라 기사 제 5부대면...... 꽤나 명성이 높은 부대인데...... 거기다 그 부대의 대장이라면...... 분명히 검술
이 뛰어나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자랑한다고 하던데...... 맞나요?"
"다른건 몰라도 검술과 카리스마가 있는 것은 확실하던데요. 한순간에 갑자기 눈빛과 성격이 바뀌어지더군
요."
"갑자기......요?"
"네, 어느 한순간 갑자기 눈색이 달라지고 태도가 완전히 변하더군요. 그런데...... 나미 씨는 나이가 몇인지
요?"
마이샤가 그렇게 말하자 나미는 두번째 손가락을 들어 까닥까닥 흔들며 표정은 어린 아들을 나무라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미 씨라뇨, 그냥 나미 양이라고 불러줘요. 그리고 제 나이는...... 마이샤 씨는 나이가 얼마죠?"
"제 나이 말입니까......? 이제 17세 입니다."
"17세라...... 한창 젊은 때 나이군요......"
마이샤는 적잖이 당황했다. 지금 겉으로 보이는 나미의 나이는 자신과 비슷해보이는데 한창 젊은 나이라
니......
그가 당황하는 얼굴을 보고도 나미는 예전의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 나이는...... 정확하게 열다섯하고도 삼백일흔육만칠전구백팔십일이지 아마?"
나미의 말이 끝나자마자 마이샤의 눈은 엄청나게 확장되어갔다.
"삼백일흔...... 뭐라구요?"
마이샤의 놀라워 하는 말에 나미는 웃으며 말했다.
"호호, 제가 그렇게 할머니처럼 보여요? 전 17이에요."
나미의 말이 끝나자 마이샤의 확장된 눈이 다시 처음의 눈으로 돌아갔다.
"서로 나이가 같은데, 말 놓고 지내죠."
"그, 그러지요."
"그러지요가 아니라 그래!"
"그, 그래......"
단호하게 나미가 끊어 버리자 어쩔 수 없이 그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죽음의 숲에 가실거라면 저랑 같이 가지요."
"네?"
"네?가 아니라 뭐?야!"
마이샤가 이때까지 보아온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아주 남자같이 호쾌한 성격을 지닌 여자였다. 처음보는 부
류의 여자여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몰라 마이샤는 약간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계속 이야기를 하다보니 남
자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어 친해지기가 아주 쉬웠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약간 심각한 문제에 부딪쳤는데 그건
나미가 죽자사자 자신을 따라가겠다는 것이다. 자신이 가려는 곳은 아주 위험해서 여자를 데리고 갈 수 있는
그런곳이 아니었기에 상당히 망설여지는 부분이었다. 결국 그녀의 남자같은 성격에 마이샤는 무릎을 꿇었고
나미와 마이샤는 같이 다니기로 했다.
하지만 마이샤에게는 한 가지 큰 걱정이 하나 남아있었다. 바로 짐이었다.
그녀가 가지고 다니더란 거면서 꺼낸것은 다름아닌 유목민족의 생활에 쓰이는 물품. 즉, 천막과 갖가지 살림도
구를 모두 다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이 둘은 한참동안 이 문제를 가지고 싸웠으나 결국 다 가져가기로 했다.
짐은 당연히 마이샤가 들어야했다. 앞으로 마이샤의 생활이 걱정될 뿐이다.
"으휴~ 아버지는 왜 그리 이상한지."
라이샤는 걸어가면서도 입은 항상 투덜투덜 거리며 가고 있었다. 그가 끊임없이 말을 해대는 것을 보자 그것
을 본 다른사람들은 그의 근처에 접근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투덜투덜 거리며 지금 걷는 방향은 바로 죽음의 숲 방향. 하지만 그는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이것이 가이샤가 걱정했던 일이었다. 라이샤는 상당한 방향치였다. 그냥 보통 방향치가 아니라 워낙 눈치도
없고 방향감각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서 마을밖으로 벗어나려고하면 꼭 누구를 붙여다녀야 했다. 예전에는 붙
어다니는 역활에 마이샤가 쓰였는데 마이샤는 이미 가버리고 없어서 다른 방법이 없었다. 자신이 알아서 가는
수밖에 없었는데 라이샤가 책을 읽은 기억이 거의 없어서 마을안이 아니면 다른 어떠한 곳에대해 아는 것이없
었다. 그저 정처없이 걸어갈 뿐......
"잉? 여긴 또 어디지?"
끝이 날 것 같지 않던 그 투덜거림이드디어 끝이 났다. 그는 주위를 한번 쓱 둘러보았다. 근처에는 나무같은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 완전한 사막이었다. 하지만 라이샤는 '사막'이라는 단어의 뜻도 몰랐고 이런 곳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것이라서 적잖이 당황했다.
"여, 여긴 어디야!"
그는 크게 외치며 주위를 다시금 돌아보았지만 주위에는 대답해 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라이샤는 울것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여, 여긴 어디냔 말이야...... 이......씨 돌아갈래!"
그는 이렇게 말하며 휙 한바퀴돌아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라이샤는 결국 다시 한바퀴 돌았었다. 즉, 아까와 같은 방향으로 계속해서 걸어가고 있다는 말이된다. 하지만
라이샤는 이런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아까 걸어올때 부터 계속해서 투덜거리느라 옆의 풍경같은
것은 신경도 쓰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가다가 보이는 모든 풍경이 생소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그가 어떤 방향을 향해 걷는 것은 아니고 자기 마음대로 이리저리 가고 있었지만 그 방향은 어느덧 죽음의
숲을 향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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