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굶주린 지성체

조회수 13 15세 이상 이용가 등록 2026.08.18
7화. 굶주린 지성체


지성체는 아직도 쓰러진 나무의 구멍에 있었다. 전날 개를
옮아타고 와서 차에 뛰어들어 개를 자살하게 한 후부터 계속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 때부터 단 한 차례 다른 동물에 옮겨탔으나 이것은 정찰을
위해서였다. 주변 일대를 토미의 기억을 통해서 보기보다는 좀
더 자세히 보아두고 싶었던 것이다. 조감이라는 관찰법이다.
그리하여 그 제이의 은닉처에 옮긴 후 첫날 아침 새벽 직전까지
바로 나무 위에서 자고 있는 새에게 옮아 탄 것이다.
그 새가 까마귀라는 것은 토미의 기억을 더듬어서도 그도
알았다. 까마귀의 야간 시력을 시험해보았으나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으므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멀리 날아올라
까마귀의 눈으로 지형을 보았던 것이다. 먼저 큰길로 나가
진로를 따라 높이 솟아오르면서 통과하는 농가를 닥치는 대로
정확한 위치를 기억하여 토미의 기억과 아울러 그 집들의
대다수의 가족수나 대체로 어떤 인간이 살고 있는가를 익혔다.
도로 끝까지 날아갔다. 토미는 그 막다른 골목의 집은
빈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그
집 앞뜰에는 스테이션 왜건이 한 대 서있었다.
여기에서 까마귀는 크게 원을 그리며 도로를 거꾸로 돌아와서
가너와 호프먼의 집을 넘어 버톨스빌까지 간다. 시가지 변두리의
나무에서 까마귀를 쉬게 하고 거기에서 다시 버틀스빌의 상공을
원을 그리면서 날며 토미의 기억과 지금 눈에 보이는 모습을
연결시켜 보았다.
라디오나 텔레비전 수리기사에게 가장 흥미가 쏠린다.
틀림없이 그 가게를 꾸려가고 있는 사나이는 적어도 전자과학의
기초는 터득하고 있을 것이며 적어도 당분간은 옮아 탈 수 있는
인간으로서 적합할 것이다. 그러나 토미는 그 사나이의 이름도
거주지도 모르고 있었으며 그 사나이가 가게에서 기거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 사나이를 조사해낸다는 것은 더
많은 조사를 의미하는 것이며 인간 이외의 생물에 옮겨 타게
하여 그의 지적범위내에서 그 수리공이 잠들 수 있는 곳으로
은닉시킨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일 것이다.
임무가 끝나자 까마귀는 시가지의 보도에 거꾸로 내려박히게
하여 자살시켰다. 굳이 숲까지 돌아가게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지성체는 곧 나무의 구멍에 있는 지성체의 육체로 돌아갔다.
그 후로는 그대로 지나고 있었으나 결코 한가하게 지내고
있었던 것은 아니였다. 어떤 의미로서는 그는 두 번째의
은신처를 여기로 택한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먼저 동굴보다 숲 속 깊은 곳에 있었으며 훨씬 더
거친 곳이다. 그의 지각내에서 정밀검사가 가능할 정도로 바로
옆을 지나는 동물도 훨씬 종류가 많았다. 사슴도 지나갔으며
곰도 지나갔다. 살쾡이도 스컹크도 지나갔다. 하도 여러 가지가
모습을 보였으며 그 중에는 그의 육체를 옮겨갈 수 있을 만큼의
크기를 가진 것으로 그도 알고 있는 두 종류 올빼미와 다람쥐도
있었다. 필요하다면 이것으로 낮이건 밤이건 지성체의 육체는
하늘을 날며 운반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이런
생물에게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옮아탈 수가 있다. 그런 종류의
어느 것이든 10마일쯤 떨어진 범위내에 잠들어 있는 것이 있으면
가능한 것이다.
훨씬 더 작은 동물도 여러 가지가 있었으며 그는 큰 동물의
관찰을 하는 여가에 그런 동물도 관찰했다.
뱀도 있었으나 그는 여기에는 별로 흥미가 없었다. 동작이
너무 느리고 죽을 때는 좀처럼 죽지 않기 때문이다. 깔끔하게
죽어주지 않는 동물은 옮아갈 때 매우 불편하다. 확실하게 죽기
위해서는 도로까지 기어나가서 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하는
헛된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더우기 차에 갈려 뼈까지 상해도
뱀은 곧 죽지 않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오후가 될 때까지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나 거기에서
당장에 다음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벌어졌기보다는 그런 사태로 발전할 조짐을 보인 것이다.
배가 고파온 것이다.
인간이 생각하는 식사와는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보다
정학하게 말하면 양분공급의 필요성이 생겼다고 표현해야 할
것이다. 고향의 별에서 이런 추방사태가 벌어지기 전과 그
동안의 시간은 그로서는 눈코 뜰 사이 없이 지나가 버렸으니
추방당하기 전에 양분 보급을 하고나서 지금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는지 자신도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수개월에 단 한번의 보급으로 충분하며 굶주림의 걱정따위를
할 필요가 있기 전에 이 지구에서 분명한 입장을 구축할 시간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구에는 지성동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지금 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지성체의 종족은 원래 물에서 발생한 것이다. 물속의 미생물을
직접 흡수해온 탓으로 소화기관은 전혀 진화하지 않았다.
소화기의 진화 대신 방어를 위한 등딱지가 생겼다. 그 등딱지는
강도를 증가시켰는데도 불과하고 종전대로 양분을 흡수할 수
있는 침투성을 가지고 있다. 등딱지가 진화할 때까지는
그드1.2.속력뿐이었다. 인력이 적은 별에서 더우기 물의 부력에
의해 그들의 부양력과 모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
천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놀라운 효과를 보여왔던 것이다.
그러한 능력과 지각기관이 그들의 종족에게 있었다는 것은
그들에게 더듬어 올라갈 수 있는 자신들의 진화과정의 최초부터
있었은듯 하다.
다른 생물의 마음을 지배하고 다른 생물에 옮아갈 수 있는
능력은 그들의 지성이 발달한 후에 늦게 진화된 것이다.
이 능력에 의해 그들의 종족에게도 훨씬 지적인 것들은 깊은
바다에서 기슭 가까이에 살게 되었다. 육지에서는 다른 형태의
진화가 발전했고 육상동물도 있었으며 그들에게 사로잡혀 옮아
탈 수 있을 만한 해변에서 잠자는 동물도 있었기 때문이다.
육상동물은 바다 속의 무엇보다도 옮아 탈 상대로는 매우 적합한
것이었다. 그들에게는 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따지고보면
지구의 원숭이와 비슷한 동물이었다.
그들은 지적인 지령을 내려 그런 동물에게 일을 시킬 수도
물건을 만들게 할 수도 있었다. 흡사 인간이 원숭이의 마음을
지배할 수 있다면 원숭이에게 명령하여 인간이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을 시키고 물건을 만들게 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 옮아 가기에 절대적인 동물을 이용하여 지성체는 문화와
과학을 발전시켰다. 처음 얼마 동안은 육체는 대체로 바다 속에
있어야 했으므로 간혹 육지의 동물을 다루는정도였으나 끝내
그들은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고안해낸 것이다.
물속에서 항시 양분을 흡수하고 있기보다는 양분의 용액을 간혹
흡수함으로써 필요한 양분을 보다 빨리 효과적으로 1000배나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것으로 이미 그들은
자신들에게 편리한 동물에 옮아가서 언제까지나 바다에서 떠나
살 수 있게 되었으며 몇 달만에 한 번씩 그 동물에게 원래의
육체를 양분의 액체에다 한 시간 남짓 담궈둠으로써 충분한
식사가 가능했던 것이다.
지성체중에는 아직도 바다에서 살아가는 집단도 있었으나 그런
집단은 비교적 원시적인 집단이며 육상의 진화된 종족에 비하면
흡사 지구의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이나 아프리카의 피그미 족을
원자과학자와 비교하는 것과 같은 차이였다.
그러나 지성체의 고도로 진화한 종족 수천년에 걸쳐 간혹
양분의 용액에서 자양을 섭취해 왔으므로 이제는 바닷물을
흡수하여 양분을 취하는 것만으로는 살아갈 능력을 잃고 말았다.
그들의 상태는 흡사 오래 동안 주사에 의해 영양보급을 하며
연명해 온 인간이 소화기관의 퇴화로 다시는 보통식사로 살아갈
수 없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지성체는 숲속에서 동물을 옮아타고 자신의 육체에 양분을
공급할 수도 있었다. 만약에 달리 적당한 지성동물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도 그렇게밖에는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위해서는 번거롭고 지속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을
그도 알고 있었다. 번갈아가며 여러 동물에 옮겨 다니며 일의
여러 가지 단계를 각기 적당한, 아니면 가능하면 적당한 동물을
택해서 시키는 절차다.
보통의 식품이 갖추어진 부엌을 가진 인간에 옮겨타면 적당한
양분의 용액은 당장에라도 가능하다. 단백질만 풍부하다면
사소한 성분은 무엇이든지 좋은 것이다. 그의 육체는 필요한
것만을 흡수하며 미각이 없으니까 맛은 아무래도 좋은 것이다.
수프 스톡이건 고기의 수프이건 고기국이건 훌륭한 도움을 준다.
하는 수 없을 때는 우유라도 괜찮으나 우유라면 고기류가 녹은
액체보다 훨씬 오래 동안 그 속에 잠겨있어야 한다.
어쨌든 영양을 섭취해야겠다고 깨닫자 당장에 행동에 옮기기로
했다. 앞으로 몇 달 동안은 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니까
인간에게 옮겨타는 것을 예정보다 일찍 해보는 것이 다소의
위험은 수반되지만 해볼만 한 일이다.
이 목적을 위하여 옮겨타야 할 인간을 누구로 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가장 좋은 것은 혼자 사는 사람이다. 밤중에 부엌에서
이상한 짓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에게 발각되어 변명이나 설명을
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 좋다. 그러나 이 가까이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 그가 알고 있는 혼자 사는 사나이는 거스
호프먼뿐이다. 토미의 아버지로 그 집은 가장 가까운 집과
비교해서 배의 거리가 된다. 1마일이라도 멀면 그만큼 그의
육체를 운반하는 동안의 위험이 커지는 셈이다.
가장 가까운 집에는 사람이 둘밖에는 살지 않았다.
지그프리드와 엘자 그로스 노부부다. 독일인의 남편은 대다수가
그렇지만 지그프리드는 독재자형 남편이었다. 아내가 눈을 뜨고
남편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보려고 내려와도 남편이
올라가라고 소리치면 순순히 침실로 돌아갈 것이다.
물론 그녀가 눈을 뜨지 않는다면 더할나위없는 상황이다. 만약
그로스를 이용하고 있는 동안에 남의 눈에 발각되면 그로스의
이용가치는 거기서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된다고
가정해도 어차피 나머지는 간단하다.
공격은 밤이 될 테니까 운반에는 올빼미가 가장 좋을 것이다.
물론 자신의 육체를 무사히 잡고 날 수 있는지를 먼저
실험해보아야지.
만약에 올빼미가 불합격이면 다음은 다람쥐가 되겠지만 이놈의
경우는 날 수 있는 힘과 야간의 눈의 시력도 조사해 봐야 한다.
지성체의 육체를 들고 가다가 나무에 부딪치기라도 하면
곤란하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 그러나 지금 계획의 이
단계에서 모든 불의의 사고까지 나열해 본댔자 소용이 없는
일이다. 양쪽이 모두 이 목적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처음부터 다른 안을 세우면 되는 것이다.
어두어지기 직전 야행동물의 태반이 아직 잠들어 있을 무렵
그는 올빼미에 정신을 집중시켜 그 한 마리를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확실하게 올빼미에 옮겨 타놓고 보자는 생각도
있었으나 서둘러 그런 짓을 할 필요가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이미 지구의 생물에 대해서 야행동물이건 주간동물이건
수면의 습관이 완전히 규칙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주간활동을 하는 동물인 인간은 대개가 밤에 자지만
토미나 그 여자가 했던 것처럼 때로는 낮잠을 잔다. 훨씬 더
약한 동물은 수면에 들어가는 것도 인간보다 훨씬 가볍고 빨리
잠들게 되므로 정식 수면시간 이외도 수시로 조는 일이 많다.
버크란 개도 둥굴 속에서 1분도 못되어 잠들지 않았던가.
거기에다가 지성체 옆을 지나치던 사슴도 풀을 먹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이에 선채로 2-3분을 자더니 가까이에서 나는
딱다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에 눈을 뜨고 겨우 걸음을 옮기는
것이었다. 야행동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두가 육식동물인듯
한데 사냥감을 먹어치우면 틀림없이 날아오르기 전에 한잠씩을
자고 가는 모양이다. 주간에 주행성 동물로 옮겨 타거나 밤에
야행성 동물로 옮겨타는 것은 정상적인 수면시간중만큼 간단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어렵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올빼미에 옮아 가서는 다시 수면을 계속시킨다. 앞으로의 일을
위해 충분히 휴양시간을 주고싶었던 것이다. 어두워질 때까지는
어차피 마찬가지일 테니까 눈을 뜨게 해놓아도 하는 수가 없다.
어두어져서 깨우고 날게 하여 부리와 날개의 강도를 테스트하고
올빼미가 몸을 틀면서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정찰을
위해서 까마귀를 이용했을 때는 이런 점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고공을 직선으로 날으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올빼미에게는 자신의 육체를 운반해주도록 맡기고 있는
처지이므로 지면에 가깝도록 나무가지 위가 아니라 가지 밑을
빠져나가며 날아주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이 지구에서의
중력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고향의 별의 네 배는 된다고
추측했으니까 6피트 정도의 높이에서 떨어져도 부상은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초지나 부드러운 땅이라면 2 배가 되는
높이라도 걱정은 없을 것이다. 나무의 정상에서 떨어진다면
풀숲의 쿠션에도 떨어진다는 행운이 있기 전에는 아마도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올빼미의 훌륭한 비상방법에 만족하며 이번에는 올빼미의 눈을
통하여 적당한 크기의 돌을 찾게 했다. 돌은 발견되었다. 적어도
그 자신과 같은 정도의, 아니 아마도 한 배 반은 무게가 더 나갈
것만 같은 납작하고 대체로 그의 육체와 비슷한 돌이었다.
올빼미에게 그 돌 위에 앉게 하여 발톱으로 그 돌을 잡게
한다. 이륙은 어려웠으나 일단 이륙을 해 버리면 무거운 짐을
가져도 올빼미는 가볍게 날았으며 돌을 움켜쥔 발톱도 완강히
작용하였다. 확인을 하기 위해 얼마 동안 날게 하다가 돌을
버리게 하고 구멍이 있는 쓰러진 나무 옆으로 유도했다.
열 시경이라고 생각될 때까지 올빼미를 쉬게 했다.
지성체의 시간감각은 방위감각과 함께 뛰어난 것이었다.
높이 올라가지 않고 지그재그 코스를 택해야 하기 때문에
도중에서 한 시간은 걸리리라고 예측했다. 열 한 시에는 늙은
농부부부는 틀림없이 잠들어 있을 것이다.
적절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올빼미를 구멍이 있는 나무에서
내리게 하여 자신의 육체를 밖으로 내게 한다.
이것이 어려운 문제였다. 얼마 동안 그는 지금의 올빼미를
자살시키고 이 작업을 위하여 다른 동물에 옮아탈까 하고
생각했을 정도이다.
토끼라면 쓰러진 나무의 저편으로 들어가서 밀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다른 올빼미에 옮아 타고 운반을
시킨다. 그러나 이럭저럭 올빼미를 구멍에 밀어넣고 발톱으로
등딱지 가장자리를 끌어 끄집어 낼 수가 있었다.
날아가는 시간도 예정보다 오래 걸렸다. 올빼미는 그의 몸을
발톱에 잡고 가볍게 날 수는 있었으나 생각했던 것만큼 계속하여
날 수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무거운 짐을 가졌으며 날개의
근육이 피로하리라는 생각에서 짐을 내려놓게 하여 쉬도록
해주어야 했다. 올빼미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다. 지성체가 일부러 냉혹하게 대한 것이 아니라 지성체
자신은 자신의 동족이외에는 동정을 보이지 않는 존재이다.
거기에다 도중에서 이 올빼미를 죽이고 다른 올빼미를 옮아탄
다른 것도 시간을 낭비하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그로스의 집에 도착한 것은 한밤중 직전이었다.
올빼미에게 자신의 육체는 도로와 밭사이의 울타리 밑 초지에
놓아두게 하고 그 농가를 여러 차례 정찰시키며 자신의 은신처를
택한다. 집 안은 어둡고 조용했다. 부근에 개가 없어 이것으로
한 가지 문제는 처리되었다. 거기에다가 가장 좋은 은신처는
뒷쪽으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가 좋을 것만 같다. 창고가
가깝다는 잇점도 있다. 또한 인간에게 옮아타기 전에 창고에는
대체 어떤 동물이 있는지 관찰해둘 기회도 갖고싶었다.
지금 현재까지는 개를 제외하고는 후에 자유롭게 옮아탈 수
있게 된 새나 짐승은 모두가 야생동물뿐이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르는 처지이므로 장래에 대비하여 특별한 목적으로
가축을 이용할 수 있게 해두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지난 번에
개를 이용했을 때처럼 말이다. 어차피 시간이 있으니까 관찰을
해두는 것도 해롭지는 않을 것이다.
올빼미를 자신의 껍데기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게 하여
울타리를 넘어 뒷쪽 출입구 계단 옆으로 운반시킨다. 그리하여
밖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가능한 깊이 계단 구석으로 밀어넣게
했다.
이것으로 이제 올빼미의 이용가치는 없어졌으므로 원을 그리며
높게 날게 하여 집의 벽에다 힘껏 부딪쳐 자살을 하도록
유도했다. 지면보다야 벽이 더 단단할 것만 같아서다. 타당!
하는 소리에 집 안 사람들이 눈을 뜨게 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그래도 무방했다.
어차피 다시 잠을 청할 것이며 그 때까지 본래의 지각을
이용하여 창고나 그밖의 동물의 관찰할 수 있다.
올빼미의 추락사는 마지막 순간에 약간의 차질이 생겼다.
단단한 벽에 돌진한다는 것을 깨닫고 올빼미가 눈을 감아 버린
것이다. 의식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근육이 그런
반응을 일으킨 것이다.
지성체가 그 눈을 뜨게 할 시간이 없었다. 그런 생각이
있었다면 눈을 뜬 채 돌진시킬 수도 있었다. 버톨스빌의
시내에서 까마귀를 추락시켰을 때도 같은 일이 일어났으므로 그
정도를 예상했어야 할 일이었다.
그러나 지성체에게는 대수롭지 않는 일이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이 올빼미의 경우는 어느 정도 그것이
문제가 되었다. 마지막 순간을 장님비행을 해 버렸기 때문에
올빼미는 집의 외벽에 부딪치지 않고 이층 창의 유리문을
박살내며 뛰어들고 말았다.
올빼미는 집 안에 굴러떨어져 쳐박혀 있었다. 아직 살아있기는
했으나 눈이 빙빙 돌며 날개도 부러져 있었다. 옆방에서 전등
스위치를 넣는 소리가 나고 문이 열리고 빛이 새어들어 올빼미의
눈이 부셔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그러나 완전히 안 보이는 것은
아니며 가물가물 보이기는 했다. 지그프리드와 엘자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입구에 서있다. 두 사람 모두가 면의 플란넬
잠옷을 입고 있었다. 그로스가 말했다.
[바보갚은 올빼미군. 창으로 뛰어들다니 총을 가져오라구-.]
[당신, 왜 죽이려고 하지요? 이놈은 쥐도 잡아주고-.]
올빼미는 사력을 다하여 일어섰다. 자신의 생명을 단절시키기
위하여 공격을 해야 한다면 공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여자가 한 걸음 거기로 다가서자 그로스가 말했다.
[엘자, 잠자리에 가있어.]
매서운 목소리로 명령했다.
[잡으려고 하면 물어 뜯거나 휠퀸다구. 이런 짐승들은 사나운
면이 있다구. 거기에다가 보라구. 날개가 뿌러져 있잖아.]
두 사람은 뒤쪽으로 사라졌다. 사나이가 곧 입구에 나타났으나
이번에는 22구경 라이플 총을 겨누고 있다. 올빼미의 눈과 눈
사이를 조준한다.
올빼미는 서서 저격당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것으로 지성체는 껍데기로 돌아왔으나 아직은 그 후의
추세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이번에는 자기자신의 감관을
구사하면서 말이다. 지각권내라면 시각따위보다는 천 배나
도움이 되는 감관이었다.
그로스는 올빼미의 시체를 라이플로 찔러보고나서 집어들더니
깨진 창으로 밖에다 버린다. 침실로 돌아오자 총을 구석에
세웠다. 아내는 이미 잠자리에 들었고 그는 불을 끄고 아내 옆에
눕는다.
[엉뚱한 올빼미야. 틀림없이 머리가 돌았겠지. 어쩌면 눈이
멀었거나......]
[인간이건 동물이건 보일 것같으면서도 보이지 않는 놈이
있다구. 그 왜 5년전에 눈이 보이지 않게 되어 사살해 버린
우리의 말이 있었잖아. 그 말의 눈도 보기는 멀쩡했다구.
올빼미도 그렇지 말라는 법이 없잖아.]
[그럴까요. 던져 버렸지. 아침이 되거든 묻어주자구.
빌머먹을.]
[시내에 가서 유리도 사와야겠어.]
[이렇게 따뜻하니 서둘 것은 없어요. 이번 토요일에 장보러 갈
때까지 기다리지요뭐. 파리가 들어오지 못하게 망사라도
쳐놓으면 되니까. 그래서 망창을 달아두었더라면 이럴 때는-.]
[사용하지도 않는 방을 문만 닫아놓으면 되지 망창까지
하라구? 거기에다가 그 올빼미는 망창이 있었다고 해도 함께
뚫었을 거라구. 그렇게 되었다면 두 가지를 고쳐야 했게? 그런데
방금 일어났을 때 시간을 보았나.]
[예, 한밤을 조금 지났어요.]
[그럼 자자구.]
침실에는 정적밖에 남지 않았다. 지성체는 주의의 촛점을
곤두세웠다. 남자가 곧 잠든다고 하더라도 여자도 깊이 잠들어
주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여자의 잠을 깨우지 않고 사나이가
아래로 내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성체는 주의를 창고쪽으로
집중시켰다.
창고의 가장자리에는 돼지울이 있고 반대쪽으로 닭집과 닭장이
있었으나 그는 그런 것을 무시했다.
돼지에게 옮겨가도 소용이 없다는 것은 그도 알고 있었으며
거기에다 만약 돼지를 옮아타면 돼지울에 틀어박혀 아무 일도
못하게 될 것이다. 닭도 마찬가지이며 닭장에 갇혀 자살하거나
피살되도록 하는 것이 무척 어려워질 것이다. 용무가 끝나고나서
버리는 것이 쉽지 않은 동물에 옮아 탄다는 것은 번거롭기만
하고 때로는 위험하기까지 하다.
창고 속에는 대여섯 마리의 쥐 이외에 암소가 세 마리, 말이
한 마리 거기에다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다. 쥐를 관찰하는
수고는 덜었다. 집쥐가 할 수있는 일로서 들쥐가 못하는 것이
없었으며 들쥐라면 밭에도 숲에도 그 어디에도 있는 것이다.
소는 쥐보다 조금은 나을 것 같아서 천천히 시간을 주고
관찰했다. 적어도 소에는 상당한 체력이 있다. 지성체의
명령으로 설사 뿔로 출입구의 쇠고리는 벗길 수 없다고 하더라도
어떤 창고에서든지 출입구를 파괴하고 뛰쳐나갈 수는 있을
것이다. 출입구가 단단해서 그 돌진으로 죽어 버려도 지성체에는
아무런 손해도 없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경우에 따라서는 손은 매우 효과적인 살생의
도구도 된다. 지성체의 지력에 따라 암소가 숫소보다는 위험하게
되어있다. 거기에다 주의 옮아타기에도 별 문제가 없다. 소는
곧잘 나무 그늘에서 풀을 반추하면서 졸기도 하고 본격적인 잠을
자기도 한다. 밭 가장자리의 울타리따위는 마음만 내키면
파괴하지 못할 것은 거의없다.
그는 다시 말도 관찰했다. 말도 어떤 의미로는 쓸모가 있다.
아마도 암소보다는 쓸모가 있을 것이다. 달리게 하면 소보다
빠르다. 비교가 안 될 만큼 빠르다. 거기에다가 낮은 울타리라면
뛰어 넘을 수가 있으며 높으면 앞발을 때려 부술 수도 있다.
발굽도 소의 뿔과 마찬가지로 치명적인 위력을 가졌다.
마지막으로는 고양이였다.
고양이를 관찰하여 다른 동물 때와 마찬가지로 토미의
마음에서 얻은 그 특성이나 능력에 대한 지식과 결부시켜 보니
점차 어떤 특수한 목적을 위해 옮아타기에는 이 고양이가 거의
완전한 동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양이는 스파이의 역할을 해줄 수도 있다. 어디라도 갈 수가
있으며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움직일 수도 있다. 걸음도
빠르며 발소리를 내지 않고 움직일 수도 있다. 밤에도
올빼미만큼 시력이 좋고 올빼미와는 달리 낮에는 눈이 훨씬 더
밝다. 귀도 훌륭했다. 거기에다가 여기에서 시내까지의 사이에
수십 마리의 고양이가 있으며 시내에도 얼마든지 있으며
고양이는 주간에도 야간처럼 잘 자니까 언제라도 손쉽게 옮아 탈
수가 있다.
아직도 시간이 충분하므로 그는 지금 고양이의 능력의 한계를
시험해보려고 했다. 창고에서 자고 있는 고양이의 마음에
옮아탄다.
눈을 떴다. 보인다. 올빼미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창에서
희미한 달빛밖에는 새어들지 않지만 상당히 뚜렷하게 보인다.
고양이를 창으로 가게해서 뛰어내린다. 초생달의 희미한 빛
아래서도 상당히 잘 보인다.
몇 바퀴나 집 주위를 달려보고 소리를 내지 않고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도로의 자갈 위에서도 거의 소리를 내지
않는다. 단거리라면 매우 빨리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장거리라면 은신처를 찾거나 나무에 오르지 않으면 개에게
시달리겠지만 단거리라면 개따위는 가볍게 따돌릴 수도 있다.
창고 뒤에 나무가 있어서 나무타기를 시켜보았더니 훌륭한
솜씨였다. 나무의 맨 윗부분의 가지 사이로 시내 쪽으로 나있는
이웃 농가 이층의 창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이 보인다. 언제까지나
고양이에게 옮아타고 그런 먼 곳까지 가볼 생각은 없었으나
스파이 도구로서의 고양이의 능력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고양이를 나무에서 내려오게 하여 밭을 가로질러 이웃
농가까지 달리게 했다. 고양이는 밤의 어둠 속을 그림자처럼
달렸다.
그 농가에 도착하자 불이 보이는 창이 두 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두 창 모두가 같은 방의 창인듯 이층 바깥쪽의
모퉁이 방이었다. 그로스의 집 나무 위에서 보인 창은 옆으로
나있는 창과 또 하나 현관 포치의 지붕 바로 위에 있는
것이었다. 포치 옆에 나무가 있어서 고양이는 그 나무에 올라
가지에서 지붕으로 가볍게 뛰어 올랐다. 지붕의 느슨한 경사를
창까지 올라 창을 바깥쪽에 오른다.
고양이의 눈은 곧 밝은 방안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조절해진다. 아이 하나가 심한 기침을 하면서 침대에 누워
있었다. 욕의에 슬리퍼를 신은 여자가 어린이 위에 구부리고
있으며 꾸겨진 잠옷차림의 여윈 사나이가 입구에 서있다.
닫혀있는 창 너머로도 들리는 고양이의 귀에는 두 사람의
대화에서 아이가 급성 폐렴에 걸려있다는 것을 지성체는 알았다.
사나이는 여자에게 자신이 간호할 수 있는가 아니면 의사에게
전화를 걸까 하고 묻고 있는 것이었다.
이 광경 자체는 지성체에게는 아무런 흥미도 없었으나 그는
지금 고양이가 스파이라든가 어떤 사실을 탐색하기 위한
동물로서 분명히 확인한 셈이다.
자신에게 양분을 보충할 필요성이 없었다면 지성체는 오늘
밤과 다음 날 하루를 이대로 고양이에게 옮겨타고 다른 농가에
대한 지식을 넓혀갔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가지까지 달려가서
텔레비전 수리기사가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자택까지
미행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양분을 보급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후에 시간이 나면 이용하게 될 고양이는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그의 당면문제는 이 고양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이미 고양이에게 옮아탄 지가 한 시간이나 된다.
예정보다 훨씬 길어진 것이다. 피살당하는데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을 고양이의 생각 속에서 찾으니 곧 답이 나왔다.
이 농가에는 창고 구석자리에 사슬이 매여있는 사나운 개가
있었다. 왜 개를 사육하면서 감시견이 역할을 못하게 사슬로
묶어두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지성체는 그것이 이상했으나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고양이에게 포치의 지붕에서 나무를 타고 내리게 하여 뒷쪽
창고를 찾아가게 한다. 여기에서도 창고의 열려있는 창이
있었다. 고양이가 창틀에 뛰어오른 순간 개가 심하게 짖기
시작했다. 고양이는 창고 속의 어둠에 눈이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개의 모습이 분명히 보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그리하여 안으로 뛰어내려 개를 향해 달려간다. 가볍게 뛰어올라
개의 입에 뛰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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